민법1-IRAC

(5강) 음반등제작발매배포금지가처분[서울민사지법 1995.1.18, 자, 94카합9052, 결정 : 결정취소]

똘망법관 2021. 5. 1. 17:17

<핵심 내용>

【판결요지】
[1] 저작권법상 2차적 저작물로 보호를 받기 위하여는 원래의 저작물을 기초로 하되, 사회통념상 새로운 저작
물이 될 수 있을 정도로 창작성이 있어야 하는 것이고, 원래의 저작물에 다소의 수정.증감을 가한 데 불과하여
독창적인 저작물이라고 볼 수 없는 경우에는 저작권법에 의한 보호를 받을 수 없는바, 가요 "칵테일 사랑"은 주
멜로디를 그대로 둔 채 코러스를 부가한 이른바 "코러스 편곡"으로 코러스가 상당한 비중을 차지하고 있고, 코
러스 부분이 단순히 주멜로디를 토대로 단순히 화음을 넣은 수준을 뛰어넘어 편곡자의 노력과 음악적 재능을
투입하여 만들어져 독창성이 있으므로, 저작권법상 2차적 저작권으로서 보호받을 만한 창작성이 있다.
[2] 가수는 음악저작물을 음성으로 표현하여 일반대중에게 전달하는 사람으로서, 음반을 출반할 경우에 는 다
른 약정이 없는 한 실제로 노래를 부른 가수의 이름을 표시하는 것이 음반업계의 관행이라고 할 것이고, 특히
대중가요에 있어서는 일반대중이 어떤 노래를 그 가수의 이름과 함께 기억하는 것이 현실이라고 할 것이므로,
가수와 음반업자 사이에 명시적인 약정이 없었다고 해도 음반 출반시 가수의 성명을 표시하여야 한다.

->가수의 성명을 표시한다는 명시적인 약정이 없더라도 업계의 관행 등을 고려해 묵시적인 약정을 인정한 사례

 


【전문】
【신 청 인】
신윤미 (소송대리인 변호사 박원순)
【피신청인】
주식회사 성음 (소송대리인 변호사 한승헌)
【주 문】
1 . 피신청인은, 별지목록 기재 음반에 신청인이 "칵테일 사랑"의 코러스 편곡자이며 "칵테일 사랑", "이젠 너
를", "길을 묻는 연인들"의 가수라고 표시하지 아니하고는 위 음반을 제작·복제·판매하여서는 아니된다.
2 . 위 1항의 표시를 하지 아니한 위 음반에 대한 피신청인의 점유를 풀고, 이를 신청인이 위임하는 집달관에
게 그 보관을 명한다.
3 . 집달관은 위 2항의 취지를 적당한 방법으로 공시하여야 한다.
4 . 신청인의 나머지 신청을 기각한다.
5 . 신청비용은 피신청인의 부담으로 한다.
【이 유】
1. 기초사실
소갑 제1, 4, 7호증의 각 1, 2, 소갑 제 2, 5, 14, 16호증, 소갑 제6호증의 1, 2, 3, 4, 소갑 제13, 15호증의 각
1, 2, 3의 각 기재, 참고인 최선원의 진술 및 심문의 전취지를 종합하면, 다음의 사실이 소명된다.
가. 신청인은 1993. 10.경 피신청인 회사의 음반기획자 신청외 김선민으로부터 "칵테일 사랑"의 악보를 받
아 수일 간에 걸쳐 그 코러스를 편곡하였고, 그 무렵 피신청인의 스튜디오에서 신청외 최선원과 함께 위 "칵
테일 사랑"이라는 노래를 불러 녹음을 하였는데, 그 중 신청인이 주멜로디 3채널(chan nel)을 포함하여 12
채널을 부르고, 위 최선원이 2채널을 불렀으며, 나중에 신청외 김정우가 위 최선원의 목소리를 보강하기 위
하여 2채널에 걸쳐 더빙을 한 다음, 위 녹음된 목소리들을 위 노래의 반주와 합성하여 위 노래의 녹음을 완
성하였다. 또한 신청인은 위 스튜디오에서 단독으로 "이젠 너를", "길을 묻는 연인들"이라는 노래를 불러 녹
음하였다.
나. 신청인등이 위 "칵테일 사랑"이라는 노래를 녹음할 당시에는 코러스 부분의 악보를 작성하지 않았고 나
중에 비로소 위 코러스 부분의 악보를 작성하였는데, 위 노래에서 코러스가 많은 비중을 차지하고 있으며,
또한 위 노래는 주멜로디를 그대로 유지한 채 주멜로디에 위 코러스를 부가하는 방식으로 만들어졌지만, 위
코러스 부분은 일정한 높낮이의 음을 넣는 수준의 단순한 화음이 아니라 신청인 이외의 다른 사람에 의하여
서는 동일한 코러스를 만드는 것이 거의 불가능하다고 볼 수 있을 정도로 독창적이고, 위 노래의 내용과 전
체적인 분위기에 결정적인 요소로 작용하고 있다.
다. 피신청인 회사의 음반기획자인 위 김선민은 위 노래들을 녹음할 당시 위 노래들을 수록할 음반에 노래
를 부른 신청인의 이름을 기재하여 주기로 약속하였다.
라. 피신청인은 1993. 12.경 위 "칵테일 사랑", "이젠 너를", "길을 묻는 연인들"과 칵테일 사랑의 반주부분
을 빼고 신청인 등의 목소리만을 녹음한 아카펠라 등을 모아 '마로니에 3집'(칵테일 사랑)의 홍보용 음반을
출반하고, 1994. 3.경부터 위 음반을 판매하기 시작하였는데, 위 음반에 수록된 "칵테일 사랑", "이젠 너를",
"길을 묻는 연인들"이라는 노래의 코러스 편곡자나 실연자로서 신청인의 성명을 표시하지 않았다. 또한 위
김선민은 신청외 백종우, 김정은, 김민경과 함께 마로니에 그룹을 만들어 방송 등에 출연하여, 위 음반을 틀
어 놓은 채 무용을 하고 입모양을 음악에 맞추며 노래하는 시늉을 하는 '립 싱크'방식으로 공연을 하였다.
마. 이에 신청인이 1994. 4.경 위 김선민과 피신청인의 이사인 신청외 이한우에게 자신의 성명을 표시하여
줄 것을 요구하자, 피신청인이 같은 해 5.경 '신청인이 코러스 편곡자'라고 표기된 카세트 테이프의 음반표지
와 '신청인이 코러스 지도를 하고 위 최선원과 함께 위 칵테일 사랑을 부른 가수'라고 표기된 CD의 음반표지
를 인쇄의뢰하여 납품받았으나, 현재에도 시중에는 신청인의 성명을 표시하지 않은 채로 위 음반이 판매되
고 있다.
2. 판 단
가. 코러스 편곡에 관하여
저작권법 제5조 제1항은 "원저작물을 번역, 편곡, 변형, 각색, 영상제작 그 밖의 방법으로 작성한 창작물(이
하 2차적 저작물이라 한다)은 독립적인 저작물로서 보호된다"고 규정하고 있는바, 2차적 저작물로 보호를
받기 위하여는 원래의 저작물을 기초로 하되, 사회통념상 새로운 저작물이 될 수 있을 정도로 창작성이 있어
야 하는 것이고, 원래의 저작물에 다소의 수정·증감을 가한 데 불과하여 독창적인 저작물이라고 볼 수 없는
경우에는 저작권법에 의한 보호를 받을 수 없다고 할 것이며, 주멜로디를 그대로 둔 채 코러스를 부가한 이
른바 "코러스 편곡"의 경우에도 창작성이 있는지 여부에 따라 2차적 저작권의 일종인 편곡저작권이 될 수 있
을 것이다.
그러므로 위 "칵테일 사랑"의 코러스 부분이 창작성이 있다고 볼 수 있는지에 관하여 보건대, 위 1항에서 본
바와 같이 "칵테일 사랑"에서 코러스가 상당한 비중을 차지하고 있고, "칵테일 사랑"의 코러스 부분은 주멜
로디를 토대로 단순히 화음을 넣은 수준을 뛰어넘어 신청인의 노력과 음악적 재능이 투입되어 만들어진 것
으로 독창성이 있다고 할 것이므로, 저작권법상 2차적 저작권으로서 보호받을 만한 창작성이 있다고 할 것
이다.
나. 실연자로서의 권리에 관하여
(1) 위 1항에서 본 바와 같이 신청인은 위 "칵테일 사랑", "이젠 너를", "길을 묻는 연인들"이라는 노래의 가수
로서, 피신청인이 신청인에게 위 세 곡의 가수가 신청인이라고 표시하여 주기로 약정하였다고 할 것이고, 가
령 신청인과 피신청인 사이에 신청인이 위 세 곡의 가수라는 사실을 표시하기로 하는 명시적인 약정이 없었
다고 하더라도 가수는 음악저작물을 음성으로 표현하여 일반대중에게 전달하는 사람으로서, 실제로 노래를
부른 가수의 이름을 표시하는 것이 음반업계의 관행이라고 할 것이고, 특히 대중가요에 있어서는 일반대중
이 어떤 노래를 그 가수의 이름과 함께 기억하는 것이 현실이라고 할 것이므로, 피신청인이 위 세 곡이 수록
된 음반을 출반할 경우에는 다른 약정이 없는 한 가수인 신청인의 성명을 표시하여야 할 것이다.

->가수의 정의, 업계의 관행, 대중가요의 현실 등을 고려해 묵시적 약정의 존재 인정
(2) 이에 대하여 피신청인은, 신청인, 최선원, 김정우 등으로 구성된 "마로니에 3"이라는 그룹이 위 노래들을
취입한 것이고, 음반에 "마로니에 3"이라고 표시하였으므로, 별도로 신청인의 성명을 표시하여 줄 의무가 없
다고 주장하나, 신청인이 "마로니에 3"이라는 그룹에 참여하기로 하였거나 위 세 곡을 "마로니에 3"이라는
표제하에 출반하기로 하였다는 점에 관하여는 당원에서 믿지 아니하는 참고인 김선민의 진술 이외에 아무
런 소명자료가 없으므로, 피신청인의 위 주장은 이유 없다.
3. 결 론
그렇다면, 피신청인은 신청인에 대하여 위 "칵테일 사랑"의 코러스 편곡자, 위 "칵테일 사랑", "이젠 너를",
"길을 묻는 연인들"의 가수가 신청인이라고 표시하여야 할 의무가 있다고 할 것이고, 이러한 표시를 하지 아
니하고서는 위 음반을 제작·복제·판매하여서는 아니된다고 할 것이므로, 위 음반의 제작·복제·판매의 금지를
구하는 신청인의 이 사건 신청은 주문 1, 2, 3항에서 인정한 범위 내에서 이유 있어 이를 인용하기로 하고,
나머지 신청은 이유 없어 이를 기각하기로 하여 주문과 같이 결정한다. [별지 생략]
판사 권광중(재판장) 이민걸 김재형